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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오늘 뭐 했수?

제가 못 가시게 했으니 안 가셨을까요?

by 토댁 2009. 3. 10.
새벽 꿈에 그리 어디론가 가시더니....
그날 아침 큰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저를 무지 이뻐하셨지요.
우리 애들 이름도 다 지어주시고
자주 성주로 들러 묵고 사주시고 국수도 사 주시고
고구마도 캐러 오셨셨습니다.

마지막 병문안에 저만 알아보시더니
그 다음날 그리 가셨습니다.

오늘이 발인날입니다.

근데 전 못가는 군요.
참 산 사람은 살아야한다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가시는 길 배웅도 못 하고
전 오늘 수확하는 날이라 못 가네요.
기다려주지 않는 얘들인지라 산소가 성주인데도 못 가는군요.

힘들게 호흡하시던 마지막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 편안하게 쉬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