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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단지 하늘이 눈부셔서입니다.

by 토댁 2009. 9. 10.

토댁이 집에 도깨비가 한 분 사십니다.
그 도깨비가 하우스 일하는 제게 소리칩니다.

"상주 갈건데...갈래??"

엉!!..이 무슨 ...웬 상주....

상주에 누가 있냐구요?
네...
사랑하는 아빠의 산소가 있지요.

엉겹결에 바지만 갈아 입고 물만 챙겨 나섭니다.

전날 예고도 없고 며칠전 계획도 없습니다.
우리집 도깨비는 종종 예고 없이 일을 벌이는 통에 이 토댁인 얼렁뚱땅 따라 나서고
집 치우고 나가요~~는 없습니다.
설거지하다가도 걸레질하다가도 그냥 나섭니다.
찝찝하지 않냐구요?
뭐 아시다시피 딱히 이 토댁이 성격이 그리 깔끔하지도 않고 그러한 일에게 중요성을 두기 보다
같이 가자하는, 같이 하자하며 내 미는 손을 잡고 그냥 가고, 그냥 합니다.
다녀와서 해도 되는 일은 두고 가지요..^^

코 앞에 있는 성주 ic덕에 30분 만에 남상주에 내려 내나자의 오랜 친구를 만났습니다.
점심을 먹으며 즐거워 하는 내남자의 모습을 참 오랜만에 봅니다.
친구는 이래서 좋은 가 봅니다.
언제, 그냥 불쑥 봐도 늘 즐거운 행복한 어제 만났던 것처럼 편안한....

상주 ic에 내려 낙동면으로 갑니다.
낙동강 다리도 하나 건너고 들판을 지나다 보면 오상리가 보입니다.




전 그냥 따라 갑니다.
그냥....





딱히 많은 일도 아닙니다만, 때마다 잊지 않고 먼저 서둘러 가자하는 마음에
가슴이 따뜻해 집니다.




근데 사진을 보면 좀 이상하지요.
네. 맞습니다.
잔디가 없습니다.
몇 번을 다시 심고 또 다시 심어도 이상하게 자꾸자꾸 잔디가 타 버립니다.

앞 쪽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뒷쪽이 늘 저렇습니다.

왜 그러지 아시나요?

바로 소나무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 열심히 사신 아빠가 어느날 산을 사야겠다고 하시면서 산을 하나 계약하셨다가
파신 분이 문중어른들이 못 팔게 한다고 다시 팔라고 부탁하시는 바람에 계약금만 받고 그냥 파기하셨고
사신 산이 이 산입니다, 할머니 돌아가시면 모실꺼라고 코딱지만한 산을 사셨는데 아빠가 먼저 가시는 바람에
혼자 계십니다,  몇년전 할머니는 남골당에 모셨지요.

근디 뭔 산이 얼마나 매마른지 오늘도 퍼석퍼석합니다.
비가 오지 않아 더 한 듯 합니다.

소나무의 솔잎이 떨어져 잔디가 족는것이라 합니다.
장의 하시는 분께 여쭤 보니 소나무를 베어햐 한다네요..
어찌 해야할지....

갑자기 당하여 경황도 없고 그때는 너무 어려 어찌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그냥 날이 지나간 것 같습니다.
이제사 고개들고 보니 이러합니다.





낙동강입니다.
강물은 오늘도 흐르네요.
잔잔히 움직임 없이 어제 흘렀는 것 처럼 그러나 어제와 같지는 않겠지요.




들녁은 아직 푸르름입니다.
고개 숙인 벼들이 보이곤 합니다.
익을 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

저도 벼와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익을 수록 조용히 고개 숙이는 ....척하지 않는....




하늘은 얼마나 눈부시던지요.
하늘이 너무 눈부셔 눈물이 났습니다.
그냥, 단지 하늘이 너무 눈 부셔서...................................





ps.





이것이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산소에서 찍은 것 입니다.
깡마른 땅에 있었는데 이끼류 같다고 말하기엔 너무 습하지않은 곳에 있고,
식물이라 하기엔 잎도 줄기도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