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댁 오늘 뭐 했수?

순두부 한 그릇 하실래요?^^

by 토댁 2009. 11. 15.

거사(?)를 치루는 오늘은 정말 바람이 허허벌판에 불어닥치는 돌풍과 같았습니다.
거센 바람에 흩날리던 낙엽들은 다시 하늘을 날르고...

정말 추운 날씨였습니다.
이러한 추운날 꼬박 밖에서 매운 나무연기를 코와 눈으로 맡으며
불을 지폈습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울 동석이가 이리도 맛나게 먹는 고소한 순두부도 먹고 두부도 만들기 위함입니다.

으하하하..맛있겠죠.





이른 아침부터 불을 지필 준비를 하셔서
콩을 털고 난 마른 콩줄기로 불쏘시개를 하며 불을 지핍니다.

아이고 눈도 맵고 코도 맵고....
오늘 하루 종일 겪은 일입니다.




오늘 우리의 먹거리인 순두부와 두부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나무장작입니다.
오늘을 부탁해....





솥에 물이 끓으면 미리 불여 놓았다가 방앗간에서 갈아온 콩가루를 넣습니다.
그리고는 부르르 하며 콩이 끓어 오를때까지 열심히 눌지 않도록 저어 주어야 합니다.
열심히 열심히....




또 젓습니다 열심히...
부루루 하고 끓어오르면 콩 살은 물을 바로 퍼 내서 꼭 짜주어 비지를 만들어내야 하므로
잘 관찰하면서 저어야 합니다.




아이고 눈도 맵고 코도 맵고 눈물 찔끔찔끔 흘리며
두부 먹어 보겠다고 열심히 합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쩡으니 보이십니끼?
어찌나 추운지 햇볕아래 연기가 미치지 않은 곳에 멀찍이 떨어져 훔쳐 봅니다.^^
잘 만들고 있나?.....하면서 말이죠..ㅋ..




아직도 끓지 않았네요.
이제는 어머님께서 젓고 계십니다.
토댁인 뭐 했나구요?..히히
사진 찍고 있습니다,,,ㅋ




어멋, 찰라 끓어 올랐습니다.
얼른 쌀포대에 콩물을 퍼 담습니다.
원래 망사에 해야하는데 허걱...없어져 버려서 급히 구해보았는데 저것 밖에 없었답니다.^^;;




다 퍼 담고는 또 열심히 열심히 짜 줍니다.








짜고 짜고 또 짜고.....
아직 채 식지 않은 콩물을 눌러 짜 줍니다.
열심히 열심히 꼭 눌러 짜 주면 주머니 안에 콩가루들만 남겠지요.




이렇게 말이예요.
이것이 바로 콩비지입니다.




하얀 콩비지...
고기랑 김치 넣어 폭폭 끓이면 고소하니 맛있는 비지찌게가 되겠지요.^^

그럼 두부는 뭘로 만드나요?^^

두부는 아까 꼭 눌러 짜면 남는 콩물있지요.
그것이 두부가 된답니다.




이렇게 방울방울 떨어지며 모입니다.




하얀 우유빛깔 방울들입니다.'
소금 조금 타서 마시면 따뜻한 두유가 되겠지요.^^




모인 콩물을 다시 솥에 넣습니다.
혹시 덩어리가 있을까 다시 헝겊에 받쳐 물만 내립니다.




한 방울도 아까워 마지막 까지 잘 부어줍니다.




다시 불을 떼고 끓입니다.
그리고 또 저어줍니다, 열심히 열심히...




작은 구멍 사이로 새어나오는 화기와 불빛입니다.
가끔 색이 아름다와 손으로 만져보고 싶어지기도 한답니다..^^






불 약할까, 불 꺼질까 살피며 나무를 더 넣으며 불을 지킵니다.




돌아가며 젓습니다,
두부 다 되어가는 동안 전 한 번도 안 저었습니다..ㅋ




아버님께서 중요한 간수를 넣으십니다.,
콩물이 끓을때 간수를 골고루 섞이게 넣어줍니다,
이때 저으면 안되요,
간수를 넣으며 몽글몽글해집니다.




이렇게 순두부가 만들어집니다..




바로 이렇게요.
양념장과 김치를 곁들여 먹어요.




순두부를 먹는 방법도 가지각색입니다.
울 동석군 순두부 먹는 방법입니다.
양념장 넣고 김치 팍ㅍ가 곁들여 먹어주십니다.







이것은 깔끔쟁이 쩡으이의 순두부입니다.
김치는 하나씩 숱락에 얹어 먹지요.^^




하하..
울 어머님의 순두부입니다.
양념장과 김치를 같이 넣어 드십니다.
김치가 빠지면 무지 섭섭합니다.^^




지핀 불 주위로 둘레 둘레 모여 앉아 순두부를 먹습니다.
쩡으니를 무지 싸랑하시는 아버님께선 꼭 쩡으니랑 같이 앉으십니다....피~~~




헝겊을 각진 통에 넣고 몽글몽글해진 순두부를 넣습니다.
가득 넣어 헝겊을 잘 덮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주면 각진 네모 두부 완성!!











드뎌 두부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다시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능..ㅋ






양념장 푹 찍어 손으로 먹어요.
으미 손 안 씻어도 넘 맛있어요..히히
이럴땐 플루도 접근을 못 해요~~~




아~~~~하세요...고소하고 따끈한 두부 입니다.~~






으 덜덜덜,,,
춥기도 춥고 먹기도 해야하고...
오늘 쩡으니 고생이 많으십니당..^^









짜투리는 우리가 먹고 예쁘게 잘 자려진 두부들은 봉지에 쌓여 하나 하나 나누기 하러 갑니다.
울 친정엄마도 드리고, 이모네도 드리고, 울 동서네도 주고 .또......
콩 3-4되로 하루 종일 매운 연기 맡으며 힘들게 하는 보람이 여기 있습니다.

다 같이 나눠 먹어요~~~~^^




두부가 되기까지 애쓴 불도 이제 제 역할을 다 하고 꺼져 갑니다.
불이 꺼지는 그 끝이 안타까워 보이기 보다는 제 역할을 충분히 다 하고
서서히 꺼져가는 저 주홍빛 불빛이 참 가슴 벅찹니다.




냉동실에 고이 모셔진 비지입니다.
다 나눠 드리고도 이 만큼 남았어요.
비지찌게 좋아하는 아이들 겨울내 찌게 걱정 뚝!!입니다..^^



ps. 내내 찍은 사진은 온통 하얀 김기 서려 제대로 나온 것이 없어요.
     연기로 눈에선 눈물이 나죠, 또 안경에 김이 서려 보이지는 않죠.
     그래도 사진 찍느라 눈치 보이죠.
     맘이 급해 사진에 집중 못하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