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새댁 오늘 뭐 했수?

깨 한 알이 땅에 떨어져..

by 토댁 2010. 10. 7.

여름이 시작되기 전 열심히 씨를 뿌려 두었던 참깨입니다.
가뭄 탓에 싹이 트지 않고, 새들이 쪼아 먹어 다시 씨를 뿌렸던 참깨이지요.^^





그래도 어느 덧 초록빛 물결로 자라서 푸르름을 자랑하더니






새하얀 꽃도 피우더니 이제는 다른 녀석들과 동거를 시작합니다.









자신을 조금씩 내어 주면서 그렇게 긴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팔 뻗어 하늘을 닿고 싶어 자꾸자꾸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어 봅니다.
허나, 때가 되면 그만하라고 합니다.




낫에 베어져 말려집니다.
고소한 깨소금이 되려고, 고소한 참께가 되려고, 그리고 더 고소한 참기름이 되려구요..




잘 말라 입이 탁 벌려진 깨방 사이로 한 알의 통깨가 인사를 합니다.
"저 이제 다 말랐어요..이제 새로운 여행을 할꺼예요!"






탁탁 두들겨 깨 한 알 한 알을 털어 내고는




내남자 고여 숙여 체에 칩니다.
책장 넘기던 고운 손이 두껍한 곰발바닥이 되어 체도 치고 참깨도 베고 안 해 본 일 하느라 고생입니다.




이제 마지막 여행을 합니다.
옛날 할머니들은 일일이 키로 켜셨다는데,
이제는 선풍기 바람에 휘휘~~ 날려
쭉쟁이랑 알맹이랑 선별합니다.




어머, 블러그를 막 시작해서 올린 사진인데 지금 보니 웃음만 나네요..ㅎㄱㅎㄱ

6말 정도 수확을 해서 5말 정도는 팔고 지인들 나눠드릴꺼랑 저희 먹을 꺼랑 남겼어요..^^


한 알이 땅에 떨어져 많은 수확을 가능하게 하듯이 제가 많이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건강조심하세요~~

'새댁 오늘 뭐 했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남자를 찾아보세욤..  (13) 2010.10.12
추석이 꺼꾸로 쇠었나요?  (4) 2010.09.25
찌짐은 내게 맡겨라!!  (6) 201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