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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오늘 뭐 했수?

돌아가는 것의 의미...

by 토댁 2008. 9. 12.
"엄마, 내가  큰 어른이 되기전에 엄마가 돌아가면 어떻할까?"

"글쎄, 정은인 어떡할꺼야?"

"동디오빠 한테 전화 해 달랄까?  큭큭..."

"아니, 엄마..엄마랑 아빠 돌아가지마! 나 심심해!!"

하더니 뭐가 쑥스러운지 어떤지 후다닥 제 방으로 가 버립니다.



글쎄...

언젠가 누구나 다 돌아 갈텐데...

아직은 죽음이란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모를 6살입니다.




요즘 날씨가 참 요상하여 낮은 덥고 새벽과 밤으로는 춥습니다.

봄과 여름에 꽃들을 찾아 다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이 나들이 하고 다녔을 나비들이

오늘은 이런 모습으로 거리에 나뒹글어 있었습니다.

이들에게도 이젠 돌아갈 시간이 되었나 봅니다.

봄과 여름엔 이 꽃, 저 꽃 찾아 다니며 열매 맺게 해 주고 수다떨며 다니고,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깨어 다시 날아 오를 알들을 인간들은 보이지 않은 은밀한 곳에 잘 놓아두고

이들은 이렇게 돌아 갑니다.

그들 생애 할 일을 잘 마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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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줄나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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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나비입니다.



나는 내가 이 생애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뭔가 하고 가야할 일이 있을 터인데

삼십을 넘기고 마흔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아직 찾지 못해 갈팔질팡 헤매입니다.

전 아마 나비 보다 못 한가 봅니다. ㅎㅎ


돌아간다는 것은 두렵지 않은데 내 할 몫을, 내게 주어진 의무를 다 하지 못 하고 돌아갈까 두렵습니다.

건강하던 친정아버지의 갑작스런 "돌아감"을 보고선 더 더욱이 두럽지 않습니다.

그 후,

난 내가 텅 비어 있음을 알았고 자꾸자꾸 나를 채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 후,

내게 맺어지는 인연들이 참으로 소중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근데, 정말 나와 맞지 않아 날 너무도 힘들게 하는 인연을 만나고는 정말 싫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시 그런 힘든 인연들은 나에게 또 다른 어떤 가르침을 주러 온 인연이란 것을 배웠습니다.

그 사람을 다른 시각에서, 그 사람 입장에서 바라 보았습니다.

아하~~ 그렇구나!......



그리 보면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나봅니다.

비어 있어 채울 수 있는 내가 참 대견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블러그 소풍갑니다. 나를 채우러~~~

좋은 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