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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녀석이야기

쩡으니 수술했어요...

by 토댁 2008. 11. 4.
 
 
정은이 입술 안 쪽에 낭종이 생겼어요.
한 참 되었는데 자꾸 조금씩 자라 결국 수술을 하기로 했어요.
"수술"은 크던 작던 맘에 큰 돌덩이임에 틀림은 없습니당,


유치원에서 종일반 수업은 빼고정규수업만 마치고 병원으로 갔어요.
근데 은행잎이 바라멩 뒹구는 가을모습에 걍 지나치지 않네여.





걱정 가득한 맘으로 콩닥거리는 엄마의맴은 아랑 곳 하지 않고
신이나서 은행잎 뿌리는 정은이..
그 모습 찍는 동석이...
넘 아속해 내질른 목소리에 화가 가득합니다...나의 득도의 길은 머나 봅니다. 그죠? --;;



수술대 위에 누워있습니다.
내 새끼....
두 눈 망울이 쳐다 보는 제 맘이 찢어집니다.


 
문 꼭 닫겨 있는 수술실...
왜 부모는 못 들어갈까?..

부분마취하고 5분정도 기다리니 떼어낸 낭종이라고 보여주었습니다.
작은 팥알만한 덩어리였습니다.





두 발로 지가 수술대에서 내려오더니 얼른 뛰어와 내 품에 쏘옥 안깁니다.
멍 한가 봅니다.
입술은 마취로 퉁퉁 부어있고 눈에 눈물이 글썽이고...
마취할때 아플거라며 간호사들이 걱정했는데 우는소리 하나 없이 잘 참았다고 대견해 하지만....
참고 견딘 눈물 자욱이 선명한  정은이의 얼굴이 내 마음에 눈물이 흐르게 합니다.



세 바늘을 꿰맸네요.
우리집 주치의샘이라 늘 마음 놓이는 곳입니다.
성형하는 실로 꿰매주셔서 실 뽑지 않고 그냥 녹아내리니 다음에 올 고통은 없지 싶습니다.




오는 길에 문방구에 들러
유치원 숙제할 물품이랑 좋아하는 스티커랑 정은이 방울하나 샀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난 그제사  마취가 플렸는지 아프다 합니다.
조금 지나야하는 것을....
삐삐님 필수사항인 머리끈이 보여 한 장..
절대 내 돈 내고 사지 않다는 머리끈...
하나 고르긴 했는데 어찌 전해주남..삐삐님..^^

정은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엄마 내가 수술하면서 어떤 생각했는지 알아?"
"이제 끝나서 엄마한테 안겨있는 생각을 했어!"
무서우니깐 그 순간은 생각지 않으려 애썼나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대견합니다.
아파도 해야하는 일임을 하고,
참는 것도 알고,
고통을 이기기 위해 자기 체면도 거네요...

아이들은 이렇게 커 가나 봅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님들은 수술실이랑 미팅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