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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녀석이야기

아이들의 수녀님, 그 곳에서 평온하시길....

by 토댁 2010. 8. 28.

"도르가"는 "사슴"이라는 의미이라고 합니다.
쩡으니의 마지막 유치원 시절을 본명이 도르가인 수녀님과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처음과 마지막에 큰 의미를 두고 기억합니다.
처음은 백지 도화지에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설레임의 시작이고,
마지막은 첫 설레임을 익숙한 습관으로 만들어져 그림을 완성해 가는 기쁨의 순간이기 때문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아름다운 유년의 유치원 시절은 쩡으니는 도르가 수녀님과 함께 했습니다.
엄마의 여행을 만들어 주셨고,
아빠와의 하룻 밤 야영의 추억을 만들어 주신 분입니다.,




자전거를 타지 못하던 쩡으니가 자전차를 타기 시작한 날도 그날이였습니다.

아이들은 세발 자전거를,
엄마들과 수녀님은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수녀님의
"달려~~" 의 외침을 따라
힘껏, 맘껏 달린 날,
아이들과 엄마가 하나된 날도 그날이였습니다.




수녀님을 반기던 나비를 본 날도 그 날 이였습니다.
새 하얀 수녀님의 머리수건위에 한참을 앉아 있던 그날,
나비가 날아갈 때까지 꼼짝도 않고 기다려주시던 날도 그날이였습니다.

그 날 아이들은 그렇게 행복했습니다.
영원히 가슴에 행복한 날로 추억된 그날이였습니다.



유치원 마당에서 수녀님을 품에 안고, 수녀님의 품에 안기어
힘든 내 삶에 위로를 받았던 그 포근함이 아직도 내 품에 남아 있는데,


보내드려야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아직 한 일이 많이 남은 수녀님을
아이들의 수녀님을
데려가셨습니다.

사슴처럼 청량한 소프라노의 목소리로 저를 부르시던, 쩡으니를 부르시던 그 분..
사슴처럼 아이들과 같이 생각하시고,
온전히 아이들만을 생각하시던......


쩡으니랑 장례미사에 참석하고,
수녀원 뒤 장지까지 기나긴 행렬은
새하얀 수녀님들과 순백색의 사도복의 신부님들의 아름다움의 행렬이었고,
검은 색의 우리들의 아름다운 헹렬이었습니다.

내리쬐던 햇살아래 끝없이 이어지는 순백색과 검은 색.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순간이라기보다
아름다움의 순간이고 행복의 순간이었습니다.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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